그도 그럴 것이 8강을 통과하면 자신은 협회장 자리를 강혁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이었다.

시간은 흘러 6월 22일 맞붙은 두 국가의 경기는 피를 말리는 경기였다.

경기 내내 점수가 나지 않더니 결국 연장전까지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.

결국, 승부차기까지 가서야 한국이 스페인을 5:3으로 눌렀다.  

여전히 협회장실에서 경기를 관람한 강혁은 위원들을 쭉 둘러보았다.

이제 위원들이 아니게 되어 버린 위원들은 동태눈깔이 된 얼굴이었고 협회장도 이미 정신 줄을 놓아 버렸다.

“한국이 스페인을 누르다니······.”

한 위원이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에 다른 위원들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멍해있다.

“자, 이제 협회장님과 위원님들은 슬슬 보따리 쌀 준비들 하셔야겠습니다. 기자회견도 알아서 하시리라 믿습니다. 아니면 제가 직접 해도 됩니다.”

“아, 아닙니다. 우리들이 하겠습니다.”

정몽주 협회장과 위원들은 이 정신 나간 결과가 아직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했다.

하지만 이미 결과는 나와 버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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